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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눈물이 많아진다.
이런 계절에 슬픈 소설을 고르면 안되는 것인데...이미 읽기시작한 책을 놓을 수 없어 끝까지 읽어버렸다.

소설 속의 엄마처럼 우리 엄마도 부지런히 항상 무엇가를하고 계신다. 며칠 전 엄마가 감기에 걸리셨을 때는 그 빈 자리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도 집안에는 각종 식물을 달인 음료 비스무리한 것들. 이를테면 겨우살이 달인 물, 양파즙, 부추즙, 칡가루, 도라지가루, 오미차 재운 것, 인삼과 꿀을 재운것이 그득하다.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각종 과실주도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가 너로 부르는 소설 속의 주인공에 더 감정 이입이 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 = 슬픔?
엄마라는 이름이 언제부터 이렇게 슬프게 되었는지, 구절 구절이 마치 나한테 뭐라고 하는 것만 같아 페이지를 넘기기가 두려웠다. 우리 엄마가 글을 모르시지 않아서 서울역에서 길을 헤매지는 않으실테지만, 가끔 기억력이 흐려지실 때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수선해온 내 구두를 김치냉장고에서 찾아내실 때는 정말 깜짝놀랬다. 그만큼 우리네 엄마는 내가 어릴적 엄마의 총기는 아니신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지나온 세월과 그 세월동안 희생하신 것들, 그리고 내가 그 희생에 보답해 드리지 못하는 것 같은 죄책감과 함께 엄마를 떠올리면 슬픔을 떠올리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울역에 엄마를 잃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엄마와 나의 사이가 점점 멀어져 엄마를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땐 조잘조잘 학교에 있었던 이야기를 잘도 하더니 요새는 뭐하고 사는 거니?'' 하고 엄마가 물을 땐 딱히 할 대답이 없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말해야할지 몰라 그냥 엄마 얘기만 듣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신경쓰기 어려운 사람. 소설 속의 엄마 이야기를 읽으면서 맺힌 눈물과 결심을 잊지 않는다면 조금은 더 살갑게 엄마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엄마를 부탁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신경숙 (창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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